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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 그 이상의 경험을 설계합니다

SentBe Product | 김혜진

센트비 프로덕트(SentBe Product)실을 이끄는 김혜진 리더는 고등학교 시절을 쿠웨이트에서 보냈다. 현지에서 외국인이던 그는 신분증을 받는 데만 반년이 걸렸고, 카드 발급도 계좌 이체도 절차가 길고 복잡했다. 인터넷 뱅킹을 쓸 수 없어 국제학교 학비는 한국 돈을 미국 달러로, 다시 현지 통화로 환전해 직접 들고 가서 납부해야 했다. 십 년이 훨씬 넘은 이야기지만, 지금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겪는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그 불편을 프로덕트로 푸는 것이 지금 그의 일이다. 센트비의 개인 해외송금 프로덕트를 총괄하는 Product Owner(PO)로서, 회원가입부터 인증, 송금까지 고객이 센트비에서 겪는 모든 여정을 설계하는 네 개의 팀을 이끈다. 판단이 갈릴 때 그가 붙잡는 기준은 하나다.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가.’ 그 기준이 리텐션이라는 목표를 월렛으로 풀게 했고, 이탈이라는 허들을 인증 순서 변경으로 풀게 했다. 그가 설계하는 것은 송금 기능의 구현을 넘어, 고객이 만나는 송금 그 이상의 경험이다.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고객은 해외송금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센트비 앱을 켭니다. 회원가입 후에는 가장 먼저 신분증이나 여권, 안면 인식, 주소, 거래 목적 등의 정보를 입력하는 인증을 거쳐야 합니다. 법적으로 센트비가 고객 신원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때 송금액을 인출할 은행 계좌까지 인증하면 더 높은 금액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인증을 마친 고객이 수취국과 금액을 입력하면, 센트비는 수취 방법별 수수료와 도착 시점을 한 화면에서 비교해 가장 유리한 조건을 먼저 제시해줍니다. 고객이 원하는 수취 방법을 선택한 뒤에, 계좌번호나 월렛 번호 같은 수취인 정보를 입력하면 송금 신청이 완료되죠. 송금이 실제 진행되려면 신청한 금액이 입금되어야 하는데, 고객은 본인에게 부여된 가상계좌로 직접 입금하거나 오픈뱅킹 자동출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 센트비가 해외로 돈을 보내는 매 단계마다 고객에게 안내를 보내며, 빠른 송금 기준으로는 대부분 5분 이내에 실시간으로 도착합니다. 고객에게는 보수적으로 1영업일 이내라고 안내하고 있지만요. 센트비 프로덕트실은 이처럼 송금 전, 송금 중, 송금 후에 고객이 센트비에서 만나는 모든 경험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조직입니다. Product Management팀의 PM들은 맡은 도메인을 이끌며 정책을 세우고, 법무·재무·개발·CX·운영 등 여러 조직과 출시 전략을 조율하고, 개발팀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프로젝트 일정을 관리합니다. Product Design팀은 그 정책을 바탕으로 서비스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를 고민하며 화면을 설계하고요. 앱 UI/UX는 전적으로 Product Design팀이 책임지는데, 레퍼런스 리서치뿐만 아니라 실 내부의 반복 피드백, 사내 구성원 테스트, A/B 테스트까지 다양한 채널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Product Writing팀은 서비스 문구 전반을 맡습니다. 기획·디자인 담당자와 논의해 의도는 분명하되 쉽고 친절한 문구를 작성하고, 국가별 라이팅 스타일을 정의해 번역까지 책임집니다. 문구 하나는 하나의 키(key)로 관리되는데, 여러 언어가 프로덕트에 제대로 적용되도록 Product Writing팀이 직접 키를 작성하고 각 언어의 값(value)을 관리합니다. 센트비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의 국적이 다양해 한국어, 영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12개 언어를 지원하니, 키 하나가 곧 12개 언어의 문구인 셈이죠. 이 많은 문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포할지도 깊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Research & Analytics팀은 데이터 관리를 넘어 프로덕트 지표를 분석하고 해석합니다. 우리가 의도한 방향대로 서비스가 흘러가고 있는지,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데이터를 통해 더 파고들 예정입니다.

네 팀이 하나의 기능을 만들어내기까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나요. 최근 출시한 센트비 월렛을 예로 들면, 먼저 Product Management팀의 PM이 개선 목표로 삼는 지표를 바탕으로 정책을 세웁니다. 법적, 내부 시스템적, 운영적으로 고려할 요소들과 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종합적으로 따져보죠. 완성된 정책을 기반으로 Product Design팀과 Product Writing팀이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화면과 다국어 문구를 만듭니다. 시안을 놓고 실 안에서 몇 번이고 미팅을 거치며 방향과 메시지를 뾰족하게 다듬고, 내부 프로토타입을 공개해 가까운 동료와 외국인 사용자에게서 아이디어를 받거나 처음부터 Research & Analytics팀과 A/B 테스트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기도 합니다. 또 Product Writing팀은 센트비가 다국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고객의 국적별 문화와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합니다. 그와 동시에 여러 언어의 문구가 최대한 같은 UI 디자인 안에서 직관적으로 읽히도록 균형을 잡아야 하죠. Research & Analytics팀은 테스트 설계와 주요 지표 대시보드를 구축하고, 출시 뒤에는 서비스가 의도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분석해 다음 방향을 제안합니다. SentBe Tech실(백엔드, iOS, Android, 프론트엔드, QA) 역시 늘 한 팀처럼 움직입니다. 도메인을 기준으로 조직이 묶여 운영되기 때문에, PM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항상 개발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발을 맞추고, 구현이 끝나면 QA팀이 꼼꼼하게 검증합니다. PM은 그 과정에서 나오는 이슈를 파악하고 조율하며 배포일을 잡게 되죠. 프로덕트 출시 후에는 Operation Platform부문과 CX 조직이 든든한 지원군이 됩니다. 현장에서 고객의 불편이나 시스템 장애 추이를 세심하게 모니터링해 주시고, 그 상황과 피드백을 전달받아 프로덕트를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기능 하나를 만들 때도 수많은 사람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매일 도메인 내에서 데일리 싱크를 진행하며 서로의 이해를 긴밀하게 맞춰가고 있죠. “눈앞의 성과를 넘어 고객이 꾸준히 머무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진짜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프로덕트를 만들 때 고객 가치와 비즈니스 성장, 두 가지를 어떻게 함께 보시나요. 비즈니스가 성장한다는 건 고객이 서비스에서 가치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의 성장은 단순히 특정 기능으로 인해 당장 매출이 나오는지 여부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단기적인 성과부터 중장기적인 전략 관점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죠. 센트비가 궁극적으로 전달해야 할 가치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송금 경험인데, 이 경험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려면 눈앞의 성과를 넘어 고객이 꾸준히 머무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진짜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출시한 센트비 월렛도 단기적인 매출 증대보다는, 고객이 플랫폼 안에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느끼게 만드는 리텐션에 무게를 둔 기능입니다. 외국인 고객이 한국에 입국해 정착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외국인등록증이나 한국 계좌가 없어 선불 월렛에 대한 니즈가 큽니다. 이 페인포인트를 해결해 주면 정착 초기의 고객을 센트비 생태계에 락인(Lock-in)시키는 비즈니스 임팩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여러 부서에서 서비스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주시는데, 프로덕트실은 그 기능이 진짜 고객에게 필요한지뿐만 아니라, 단기와 중장기에 걸쳐 지속적인 효과를 내는지, 그리고 서비스의 방향성과 부합하는지 꼼꼼히 점검합니다.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려면, 결국 고객이 끊임없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 블로커를 없애주는 것이라고 하셨어요.이전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다른 부서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프로젝트가 끼어들거나, 급한 질문이 들어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요청과 질문이 들어오면서 프로젝트가 느려지거나 중단되고 다른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일이 생겼죠. 그래서 리더가 되고 나서 가장 먼저 정리한 일이 업무 의뢰 프로세스 정립이었습니다. 서비스 관련 요청이나 질문은 PM과 먼저 소통하도록 채널을 일원화하고, 신규 프로젝트는 PM용 JIRA 티켓을 통해 공식적으로 요청하도록 프로세스를 열었습니다. 요청자가 티켓을 작성할 때 객관적인 우선순위와 긴급도를 명시하도록 했고, 새 프로젝트가 기존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경우 예상 범위를 이해관계자들과 명확히 공유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일을 지양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명확한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일하는 체계를 만드니, PM은 시급성과 중요도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훨씬 효율적으로 검토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개발자를 비롯한 실무자들도 중간에 흔들리지 않고 진행 중인 업무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죠. 프로젝트의 연속성이 확보되고 메이커들의 몰입도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의 출시 속도와 퀄리티도 함께 향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점으로 ‘연관된 부분을 넓게 엮어 파악하는 시야’를 꼽으셨습니다. 학부 시절 정보인터랙션 디자인을 전공하며 HCI, UX/UI, 정보와 인지, 그래픽 디자인, 백엔드와 iOS 개발까지 프로덕트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을 전체적으로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해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프로젝트의 연속이었죠. 그러다 보니 유저 눈에 보이는 아주 작은 UI 하나를 바꾸더라도, 그 뒷단에서 많은 작업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처음엔 넓게 생각하는 연습이 안 되어 있어서 하나를 고치면 전체를 다시 고치는 일이 되고, 다 고쳤는데 또 작은 게 보여 밤을 새워 고치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그 고생을 줄이기 위해 프로젝트 착수 전부터 더 넓은 관점에서 미리 고민하는 연습을 하게 됐습니다. 다 고치는 걸 피할 수 없다면 한 번만 고치자는 마음이었죠.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한 것에서 멈추지 않고 클래스 전체와 공유해 개선하고, IT 서비스들을 유저 리서치하며 제안서도 써봤습니다.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전공이었지만, 저는 수업 내내 서비스를 만들고 여러 IT 서비스를 깊게 살펴보며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를 찾아내는 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현업에 와서는 유독 규제와 밀접한 프로젝트를 자주 맡았습니다. 자연스레 프로덕트를 넘어 법, 규제, 운영 프로세스까지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열렸습니다. 법무 조직과 끊임없이 논의하며 서비스 모델을 다듬고,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규제 요건에 따른 서비스 변경과 일정 리스크까지 다뤄볼 수 있었습니다. 분야의 경계를 넓혀가며 쌓은 경험으로, 이슈를 넓게 파악하고 진행 리스크를 줄이는 역량이 생긴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과 자산관리를 거쳐 센트비에 합류하셨습니다. 세 도메인에서 무엇이 같았고 무엇이 달라졌나요.모두 자산을 다루며 규제와 깊게 연결되어 있어, 컴플라이언스·법무·AML 부서와 긴밀히 협업해야 한다는 본질은 똑같습니다. 누군가의 돈을 다루는 매 순간이 조심스러운 일이죠. 다만 만나는 사용자의 스펙트럼은 단계적으로 훨씬 넓어졌습니다. 2018년 블록체인 서비스를 다룰 당시에는 크립토 생태계를 직접 경험하는 층이 극소수였기에 유저들의 도메인 이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이후 자산관리 서비스로 넘어가며 유저층이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금융과 자산에 관심이 깊은 분들이 중심이었죠. 센트비의 개인 해외송금은 내·외국인을 망라하며, 금융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생활비나 월급 송금이라는 실생활 목적으로 움직이는 불특정 다수를 만납니다. 고객의 스펙트럼이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진 만큼 프로덕트 측면의 챌린지도 크지만, 그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가치를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보람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외국인으로서 겪은 금융 경험이 센트비에 합류한 계기라고 하셨어요.쿠웨이트에서 고등학교 시절 5년을 보냈습니다. 아랍어라는 큰 허들이 있었고, 숫자의 표기 방식조차 달라서 화폐나 물건에 적힌 가격을 읽는 것부터 새로 배워야 했죠. 외국인이라 카드 발급이 자유롭지 않고 신분증 발급에만 반년이 걸려 늘 현금을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하루는 학교가 끝나고 어머니께서 은행에서 일을 봐야 하니 도와달라고 하셔서 함께 갔어요. 현지 계좌에서 돈을 이체해야 하는데 외국인이다 보니 인증할 것도 많고, 아랍어-영어-한국어 통역은 엉키면서 정말 곤혹스러웠습니다. 결국 어머니께서 간단한 영어 단어와 바디랭귀지로 이체를 마치셨던 기억이 납니다. 또 국제학교라 학비 납부 시즌마다 큰돈을 내야 했는데, 언어적으로도 신분적으로도 인터넷 뱅킹은 사용할 수 없던지라 직접 납부를 해야 했죠. 한국에서 잘 취급하지 않는 통화라 한국 돈을 미국 달러로 바꾸고, 다시 쿠웨이트 현지 통화로 바꿔 학교에 직접 들고 가 납부해야 했습니다. 일상적인 이체나 납부를 할 때마다 이런 일을 겪어야 하니 피로도가 엄청났죠. 사회인이 되고 나서 돌이켜보니, 언어도 안 통하는 낯선 땅에서 그 큰돈을 확신도 없이 주고받아야 했던 어머니의 심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십 년이 훨씬 넘은 이야기지만,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분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인등록증이라는 신분증이 나오기까지 몇 달이 걸리고, 그 신분증이 나와야 계좌를 개설할 수 있지만 외국인이라 오프라인으로 계좌를 개설하러 가야 하죠. 모국어로 편하게 소통할 수 없으니 그 과정에서 많은 혼란을 겪으실 거예요. 돈을 보내면서도 제대로 보낸 건지, 잘 가고 있는 건지와 같은 불안감도 크실 거고요. 이런 불편들이 센트비를 통해 해소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서비스가 한 번에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고, 지금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할 수 있게 했어요.” 서비스 출시 후 2주마다 큰 기능을 배포하던 시기가 커리어의 전환점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시간이 지금 센트비에서 일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그 치열했던 시기를 거치며, 기획자로서 필요한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 모두를 집약적으로 키울 수 있었습니다. 빠르게 배포하기 위해 신속하게 정책을 짜고, 다음 배포를 예상해 스펙을 미리 준비하고 관리하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출시 스펙을 좁히고 ‘스프린트’ 단위로 끊어내려면 개발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했는데, 당시 함께 일하던 개발자 동료들과 PM 선배님들께서 감사하게도 정말 많이 가르쳐주셨습니다. 일정이 워낙 급해 업무 강도는 높았지만, 최소 10년 차 이상인 시니어 선배님들에게서 시스템적인 뷰(View)로 사고하는 법, 실수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 무엇보다 힘든 분위기에서도 동료들과 웃으며 일하는 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저 역시 동료들을 헛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보니, 제 생각을 잘 정리해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소프트 스킬을 체득하게 되었고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센트비에도 스프린트 형태의 업무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기존의 센트비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위해 굵직한 프로젝트를 장기간 준비해 선보이는 방식이었습니다. 여러 프로젝트가 맞물려 배포될 때면, 배포 후 대응 범위가 넓어지는 등의 챌린지가 있었죠. 그 후로는 프로젝트의 개발 기간을 스프린트 단위, 기능 단위로 끊어서 배포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여기에 페이즈(Phase) 개념을 더해, 서비스가 한 번에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고 지금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할 수 있게 했어요. 개발도 QA도 빨라졌고, 혹여나 이슈가 발생해도 대응 범위가 명확해져 조직 전체가 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한국에 정착하는 경험이 한층 쉬워지는 것, 그게 월렛으로 만들고 싶었던 변화였어요.” 새롭게 선보인 ‘센트비 월렛’, 그 기획의 시작점은 무엇이었나요. 어떻게 하면 센트비 고객의 리텐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이었습니다. 해외송금은 이용 주기가 길어 고객이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늘 과제인데, 특히 한국에 막 도착한 외국인은 금융 서비스와의 접점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이들의 정착 사이클을 들여다보니 답이 보였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입국해 신분증(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기까지 통상적으로 3개월이 걸립니다. 그동안은 계좌 개설도 불가능하고 휴대폰도 선불폰만 사용할 수 있어요.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하는 상황인 거죠. 신분증이 나온 뒤에도 계좌를 열려면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하고, 한국어 중심의 인터넷 뱅킹은 쓰기 어렵습니다. 영어도 한국어도 잘 못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정착 초기의 외국인이 센트비로 기본적인 금융 생활을 시작하고, 신분증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더 넓은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월렛 출시 이후 센트비의 포지션도 달라졌다고 봅니다. 기존에는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외국인이나 해외송금이 필요한 한국인처럼 모든 환경이 갖춰진 분들이 특정 목적을 위해 들어왔다면, 이제는 제약이 많은 초기 입국자도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센트비로 일상적인 금융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거죠. 한국에 정착하는 경험이 한층 쉬워지는 것, 그게 월렛으로 만들고 싶었던 변화였어요. 월렛 외에도 고객의 니즈를 프로덕트로 풀어낸 사례가 있다면요.해외송금 서비스의 특성상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적 절차가 있고, 그중 하나가 계좌 인증입니다. 그런데 외국인 고객은 계좌 자체가 없거나 인터넷뱅킹을 쓰지 않아 계좌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이 단계에서 멈추는 고객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습니다. 그 자리에서 계좌 인증을 마치지 않더라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 서비스를 먼저 살펴볼 수 있게 하고, 계좌 인증이 완료되는 순간 송금이 진행되도록 한 거죠. 기획 단계에서는 인증 완료율과 첫 송금 전환율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인증 단계에서 멈춘 고객은 어차피 송금까지 오지 못하니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상대로 인증을 뒤로 미룬 유저 대다수가 외국인이었습니다. 놀라운 건 월간 인증 완료율이 거의 그대로였다는 점이에요. 뒤로 미룬 유저들이 보통 3일 이내에 계좌 인증을 마치고 첫 송금까지 진행한 겁니다. 앱에서 인증하다가 당장 준비되지 않은 게 있으면 그냥 끄고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나중에 다시 할 수 있어요’라는 작은 안내가, 고객들이 서비스를 살펴보고 보다 신뢰를 갖고 다시 돌아와 송금까지 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조직 차원의 AX(AI Transformation)도 고민하고 계신다고요.SentBe Product실과 SentBe Tech실이 함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프로덕트 메이커로서 더 좋은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내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실행하고 있어요. 저희는 늘 스펙을 확인하는 게 허들이었습니다. 출시된 스펙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다르기도 하고 실제 동작이 문서와 다를 수도 있어서, 슬랙에서 휘발성으로 논의한 뒤 배포되는 경우도 많다 보니 과거의 히스토리를 추적하고 확인하는 데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들었습니다. 작년부터 프로젝트와 티켓의 스펙을 문서화하기 시작했지만 과거의 일을 찾는 허들은 여전했죠. 모든 메이커가 공감하는 문제라, 공통된 스펙을 확인할 수 있는 Knowledge Base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파편화된 문서와 지식을 하나의 체계로 모으는 건데, 완성되면 스펙 확인을 위한 비효율이 사라질 거라고 봅니다. 궁금한 스펙이 생기면 Claude로 바로 확인하고, Product실은 그걸 바탕으로 빠르게 기획·디자인하며 엣지 케이스를 찾고, Tech실도 온전한 스펙 정보로 검토하고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거죠. 고민이 실행으로 옮겨진 영역도 있습니다. Product Writing팀에서는 AI를 활용한 다국어 번역을 진행 중입니다. 12개 언어를 매번 모두 번역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사용자 수가 크지 않은 언어부터 AI 번역을 적용하고 있어요. 기존에 번역된 문구들을 바탕으로 언어별 라이팅 스타일 기준을 먼저 세우고, AI가 그 기준에 맞춰 번역한 뒤 역번역으로 원문과의 유사도를 확인하며 다듬어가는 방식입니다. 월렛 프로젝트가 이 과정을 거친 첫 프로젝트였고, 문구 관련 고객 문의 추이를 보며 더 많은 사용자가 쓰는 언어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센트비 스타일에 맞게 문구를 써주는 봇, 디자인 시스템을 AI화한 시안 생성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동료와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프로덕트실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주도적인 사람이요.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에요. SentBe Product실의 모든 포지션은 문제를 찾아내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사용자를 기준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고민하고 찾아내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비스가 성장하니까요. 주어진 일만 하는 정도로는 서비스에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센트비 프로덕트실은 이런 주도적인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 부담스러워하기보다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해결 방법을 찾습니다. 직군의 벽을 넘어 작업물을 공유하고 넓은 관점의 피드백을 요청하고, 그걸 바탕으로 한 번 더 고민해 개선해 나가죠. 실제로 제가 업무 요청을 너무 많이 드렸나 눈치를 보다 보면, 팀원분들이 추가 개선점과 문제점을 직접 찾아와 제안해 주시곤 합니다. 면접에서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일화가 무엇인가요?” 그 일화를 통해 메이커로서 자기 직무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인지 알 수 있어서요. 이 대답에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 동료들과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대끼는 일상이 재미있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 SentBe Product실에 아주 잘 맞으실 겁니다. 문제를 찾고 정의하고 해결해 본 분, 누군가의 일상을 바꾸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같은 팀이 아니어도, 같은 직군이 아니어도 많이 물어보고 논의해야 좋은 프로덕트 메이커가 될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 메이커로서 일을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일 잘하는 메이커는 참견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참견은 내 직군, 내 직무, 내 역할 밖의 것이어도 물어보고 이해하려는 태도예요. 프로덕트는 절대 한 역할만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동료의 일을 궁금해하고 과정을 함께 논의하면 결과물도 좋아지고, 내 일만 바라봐서는 알 수 없던 문제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내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더 개선해 나갈 수도 있고요. 이건 참견을 받는 상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제품을 더 넓게 이해하게 되어, 다음 프로젝트에서 미리 고민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기능 하나만 보고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법무 조직에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이 데이터를 개발팀이 갖고 있을까, 이 시점에 검증하면 좋을까, 다음 분기 프로젝트와는 어떻게 연결될까 — 일하는 내내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거죠. 그 고민을 멤버들과 나누면 모르던 사람도 알게 되고 목표가 맞춰지면서, 현재와 미래의 프로젝트를 함께 견고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같은 팀이 아니어도, 같은 직군이 아니어도 많이 물어보고 논의해야 좋은 프로덕트 메이커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프로덕트는 나 혼자가 아니라 모두의 치열한 고민이 맞물려 완성된다는 걸 늘 잊지 말아야 하죠. 마지막으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외국인이 정착 과정에서 금융과 관련해 느끼는 페인포인트를 하나씩 찾아 개선해서, 한국에 도착하면 “먼저 센트비를 깔아라”는 이야기를 듣게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만들어야 할 기능도, 쌓아야 할 사용자 데이터도 아직 많지만요. 국내 핀테크 덕분에 내국인의 금융 경험은 몇 년 사이 몰라보게 간편해졌지만 외국인은 아직 그렇지 않거든요. 그 간극을 메워서 더 많은 사람이 편하게 금융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게 제가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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